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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yong 카테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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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재단에서 만드는 잡지 <서울+문화>에 실린 글과 그림들. -_-
이제 놀라운 도시 제노비아에 대해 말씀드리려 합니다. 이 도시는 마른 땅 위에 자리잡고 있기는 하지만 굉장히 높은 말뚝들 위에 솟아 있습니다. 대나무와 양철로 지은 집들에는 작은 발코니와 테라스가 아주 많으며, 그 집들은 높이가 다 제각각이고 서로를 가로지르는 지주 위에 놓여 있습니다. 나무 사다리와 공중에 매달린 보도가 집들을 서로 연결해 주며, 원뿔모양의 지붕을 가진 전망대, 우리가 발을 딛고 있는 이 아스팔트 아래, 또 다른 도시가 존재한다면 어떨까? 정부에 의해 “시”로 인정되지는 않았지만 도시의 필요조건을 갖춘 하나의 도시가 대한민국 서울 안에 존재한다면? 지리한 일상에 지쳐 시작했던 ‹언더월드투어›중에, 나는 이 보이지 않는 도시를 발견했고, 언더월드시티라고 부르기로 했다. 다음은 이 도시에 대한 짧은 리서치와 추측, 제안을 담은 가상의 보고서이다. 1 관찰-발견 지난해에 나는 <언더월드투어>라는 투어프로그램을 세상에 선보인바 있다. 일상의 고뇌가 얼마나 미약한 것인지 깨닫기 위해 자연의 스펙타클을 찾아 떠날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 혹은 나처럼 지리한 일상에 지친 이들을 위해, 가까이에 있는 언더월드―지하철로 연결된 지하공간―를 여행하는 여러 방법들을 제안한 것이다. 아직까지 언더월드투어가이드를 신청한 사람이 없는걸 보면 그닥 호응을 얻지는 못한 것 같지만, 스스로는 종종 투어를 실행하고 있다. 그 날도 여느때처럼 헛헛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시청역을 탐험하고 있었다. 위대한 발견은 언제나 우연에서 비롯된다고 누가 그랬던가. 서울프라자호텔과 한화빌딩이 연결된 소공지하보도 초입에 서서 어느 방향으로 향할지 생각하던 그 찰나에, 나는 깨달았다. 지하철2호선을 따라 동대문운동장까지 연결되는 시청앞 지하보도와 롯데타운을 연결하는 소공지하보도, 그리고 이 역에 연결된 건물들, 그것들을 머릿속에서 모두 이어 떠올렸을 때, 그것은 다름아닌 모든 기능을 갖춘 하나의 도시와 같다는 것을! 나는 이 직감을 확실히 하기 위해, 근처의 역들을 탐험하기로 했다. 시청역에서 을지로 지하보도를 거쳐 을지로입구역에 도착하는 동안, 나는 이 발견이 결코 헛된 망상이 아니며 내가 숨겨진 비밀에 다가가고 있다는 예감이 들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잡화점이 늘어선 지하보도는 프레지던트호텔, 부산은행빌딩(금세기빌딩), 그리고 롯데호텔로 이어져 있었고, 을지로입구역은 하나은행본점빌딩, 북스리브로빌딩(내외빌딩), 롯데백화점본점, SK네트웍스빌딩과 연결되어 있었다. 단순히 서울시의 하부구조로 치부하기에 이 거대구조는 복잡한 프로그램들을 소화하고 있지 않은가. 물론 행정법상으로는 '시'로 분류되기가 힘든데, 그것은 우리나라의 행정법이 도시의 기준으로 정한 거주자인구수-5만명-에 크게 못미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루에 이 지하도시를 이용하고 방문하는 인구가 400만명이라는 점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게다가 <도시,인류 최후의 고향>에서 존 리더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마을과 도시를 구분할때 규모는 사실 아무 상관이 없다. 중요한 것은 공동체내에 사회경제적 분화가 일어났는가 하는 점이다." 나는 이 발견을 가능케 해준 언더월드투어에 대한 오마쥬를 담아 이 도시를 언더월드시티라 명명하기로 했다. ![]() ![]() 2 연구 이 도시의 구조를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언더월드시티를 지탱하는 골격과 같은 지하철이 넓게 뻗어 있고, 지하철역이 각기 다른 지하철들을 연결하고 있다. 그리고 지하보도와 지하상가가 지하철을 따라 중간중간에 위치하고 있으며, 건물들이 지하철역과 지하상가의 출입구에 연결되어 있다. 궂이 경계를 확실히 하자면 지하의 구조물뿐만 아니라, 지하로부터 연결되어 외부에 나가지 않고 접근할 수 있는 모든 건물을 포함한다. 총면적이 파악된 적은 아직 없으나, 건물군을 제외한 지하공간의 면적은 서울시 전체면적의 25%인 1577,611m로 추정하고 있다. 깊이는 지면으로부터 10-30m사이가 통상적이지만, 지하 55m(8호선 남한산성역)까지 이르는 곳도 있다. 높이는 더욱 다양하며, 가장 높은 곳은 강남역에 연결된 삼성전자빌딩C동으로 약 200m에 달한단다. 언더월드시티의 역사는 서울시청앞 새서울 지하상가가 개장한 1967년에 시작한다. 1970년 인현지하상가, 1971년 신당지하상가 등이 잇달아 개설되었지만, 본격적으로 이 도시의 골격이 갖춰지기 시작한 것은 지하철1호선이 개통한 1974년 이후의 일이라 할 수 있다. 이용객의 숫자도 꾸준히 늘어, 1976년에 하루 수송승객이 4만명이던 것이 2년후인 178년에는 7만명까지 증가하였다. 강남과 강북을 잇는 지하철2호선이 1980년에, 3호선과 4호선이 서울에서 지방으로 향하는 네개 교통축을 따라 1985년 개통하였으며, 꾸준한 확장을 거쳐 현재에는 총8호선의 지하철이 운영되고 있다. 지하상가 또한 꾸준히 지어져 현재 30여개의 상가가 분포하고 있으며, 지하철역사를 중심으로 하여 약 6,000m의 지하보도가 개발되어 있다. 위와 같은 지하도시의 전체적인 골격을 이루는 지하철, 지하상가, 지하보도의 개발은 정부와 서울시가 주도했지만, 계획단계에서 각 시설간의 관계가 유기적으로 고려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그에 연결된 건물군 또한 역사건설을 위한 민자유치등을 이유로 지하철과 함께 계획되어 연결된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건물이 지어질 때 지하입구를 만들어 개별적으로 연결한 것이다. 다시말해, 이 도시의 현재는 계획된 구조에 사용자에 의해 자유롭게 더해져 조직화된 결과라 할 수 있다. ![]() ![]()
나는 여기서 무리한 가설을 하나 내놓으려 한다. 혹시 이 언더월드시티가 수많은 사람들에 의해 꿈꿔졌으나 단 한번 실현되지 못하고 사라져야했던 운명의 메가스트럭쳐가 실현된 사례는 아닐까? 누군가가 처음부터 계획했던 도시이자 거대구조물은 아닐까? 당시의 정황을 면면히 살펴보면 근거를 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 다시 시계를 돌려 추측해보기로 했다. 언더월드시티의 첫 시작이라 할 수 있는 새서울지하상가의 개장이 1967년. 당시의 서울시장은 '불도저'란 별명을 가졌던 김현옥시장. 그의 여러 개발계획중에 불행한 운명의 세운상가도 있었다. 젋은 건축가 김수근이 처음 계획했던 세운상가는 서울의 세로축을 공중가로로 잇는, 주거∙상업∙교육∙공공서비스 프로그램을 포함하는 거대한 구조물이자 도시였다. 비록 설계대로 지어지지 못한 채계획대로 몇년내에 찬밥신세가 되어 버렸지만, 들리는 말에 의하면 혹자는 메가스트럭쳐가 실제로 실현된(혹은 실현될뻔한) 단 하나의 사례라고 말하기도 한단다. 이 세운상가가 완공된 것이 1968년. 놀랍게도, 이제 막 지하상가가 개장하고 지하철 건설계획이 구체화되가던 시점과 일치한다. 이건 세운상가에서 실현되지 못한 메가스트럭쳐의 안타까운 꿈을 누군가가 언더월드시티에 남몰래 투영한 것일지 모른다. 물론 더 많은 근거를 찾아야 하겠지만, 내 직감은 그렇다. ![]() 4 미래, 또 가설 언더월드시티에 대한 서울시와 정부의 미래 계획은 다양하다. 우선 작년 서울시의 발표에 따르면 대규모지하도로인 대심도도로건설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하고 있다. 대심도도로는 지하50m이상 깊이인 대심도공간에 건설되는 도로를 말하는데, 당시 기사에 따르면 "도심ㆍ부도심 대심도 도로는 중간 중간에 공영 지하주차장을 설치해 연결하고, 민간빌딩 지하주차장과도 연계통로를 만들어 접근성을 높일 것"이라 발표했단다. 이는 언더월드시티의 구조축이 지하철에서 나아가 자동차도로로 확장된다는 의미이며, 그것은 곧 언더월드시티의 성장을 의미한다. 또한 건설교통부의 지하공간개발관련 보고서에 의하면, 지하 10-30m깊이의 공간에 대해서도 지하의 소유권문제와 관련법을 정비하려는 노력과 규제완화의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고 한다. 그들은 언더월드시티에 지속적인 관심을 두는 이유를 지상의 토지부족과 천문학적으로 상승하는 토지보상비의 문제라고 뚜렷히 밝히고 있다. 그러나 과연 그것뿐일까? 나는 또 다른 숨겨진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의심을 멈출 수 없다. 지하개발이 시작되던 시점은 67년 해군초계함이 북한군에 의해 피격되고, 68년 북한의 무장특공대가 청와대를 습격하려다 미수에 그치고, 69년 대한항공여객기가 납북되는 등 특히 북한과의 관계가 불안하던 때였다. 그리고 지하철1호선이 개통하던 1974년은 다름아닌 북한의 땅굴이 발견된 해가 아니던가. 이 언더월드시티는 혹시 군사적목적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것은 혹시 요나 프리드만의 공중도시처럼 하늘로 이동할 수도, 콘스탄트의 뉴바빌론처럼 들판위로 이동할 수도 있는 메가스트럭쳐에서 한단계 발전한 형태의 첨단 방공호는 아닐까? 대지에 얽매이지 않고 이동가능한 새로운 종류의 도시는 아닐까? 이 모든것은 그야말로 가설이란 이름을 붙이기조차 힘든 터무니없는 상상일지도 모른다. 지금의 도시를 사실로 인정하기 싫은, 거기에 더해 희망보다 두려움이 앞서는 가까운 미래를 부정하고 싶은 한 젊은이의 현실도피성 농후한 꿈일런지 모른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지하철역 구석 저 굳게 닫힌 문을 열면 언더월드시티를 움직이는 기계장치가 있을 지 모른다는, 우리를 모두 우주로 날려버릴 수도 있다는 그런 판타지만이 위로가 되는 거친 시대에 살고 있는걸. 게다가 가설이 사실이 될지 누가 아는가. 나는 오늘도 그 판타지가 실재한다는 확증을 찾기 위해 언더월드시티를 찾아야겠다.
인쇄본에 실린 작업은 http://www.sfac.or.kr/sub.asp?page=1118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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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선
덧. 저도 요글레 김창완씨의 저 노래를 무한히 좋아했답니다.
같은 취향이라면 반가워요!
ssunnypark@gmail.com
요새 왜이리 조용한겨? ㅋㅋㅋ
뭔가 또 멋진 작업? 걀걀걀걀-
어쿠 참 이렇게만 쓰면 내가 누군지 모르게꾸만... ㅋㅋ
저는 부첼라를 매우매우 사랑하는- 또한 경은보다
나이가 초큼 많은 여성입니다 와하하핫-
요새 모하구 지내!!!!! >_<
요즘 너무 정신없이 살고 있어서 ㅠ_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