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릿 로고프 강연 노트 by kek

IRIT ROGOFF의 강연. 강연 주제가 바뀌었다는 소개로 강연이 시작되었다.(!) 강연장에는 주로 큐레이터들이 많이 모인데다가, 스트롬이 교육프로그램을 계속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강연 당일날 주제가 바뀐 것으로 짐작된다. (미리 말해줘...) 뒤에 앉아서 잘 안들렸지만 기억나는데로 까먹기 전에 적어 놓는다. 

강연은 질문으로 시작했다. 어떻게 공공장소로서의 컨템포러리 아트스페이스가 셀프에듀케이션의 장이 될 수 있을까. 첫번째로 든 예는 텐트유니버시티 런던 / 오큐파이 런던. 이릿은 자신의 포지션을 "not being descriptive of what's happening but being generative of what's happening"이라고 명시한다. 그녀 자신은 2010년 아랍의 봄을 오큐파이무브먼트의 시작으로 본다고 설명하면서, 당시 참여자들에게서 행동의 신명(Excitement of Action)을 느꼈다고 한다. 그리고 그것을 다시 오큐파이런던에서 느꼈다며, 약간의 우려를 섞어 설명했다. 그는 오큐파이무브먼트를 정치적인 우발성과 새로운 순간성이 실현된 예로 보며, 줄곧 낙관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2006년 반아베에서 열렸던 전시 <Academy: Learning from the museum>는 이러한 셀프에듀케이션을 뮤지엄 구조 내에서 실현하려 했던 예로, 이릿 로고프 외에 몇몇 기관의 큐레이터들이 공동으로 큐레이팅했다. 흥미로운 작업들이 있긴 했지만, 내 눈에는 Bottom-up 접근의 셀프에듀케이션이라기보다는 그저 교육의 형식이 전시의 형식으로 차용된 것으로 보였다. 전시 카달로그를 나중에 한번 자세히 봐야겠다. 

토론은 오큐파이런던에 초점이 맞춰졌다. 무엇이 바뀔 것이라고 보느냐는 회의적인 관객의 질문의 그녀는 어떤 면에서 우리는 릴레이 주자들이라고 설명한다. 아마도 바톤은 다른 사람에게 넘어갈 테고, 그것이 큰 맥락에서 어떤 변화를 불어올 것이라고. "예술작업의 특징은 중간지점에서 시작한다는 거죠. 역사적인 궤도를 만드는게 아니라요. 그런 중간에서 불쑥 시작하는, 그런 제스쳐를 전 오큐파이런던에서 보았어요. 어쩌면 우리 안에 변화가 축적된다는 면에서 우리 스스로 변화의 고고학적 유물이라고 볼수도 있겠네요." 헐, '아름다운' 끝맺음 말이었다. 첫질문은 논의도 안한채 시간이 다 되어 끝났다. 

아니, 논의가 불가능한 것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영국과 달리 네덜란드에서 현대미술공간이 공공장소라는 인식은 보기 힘든데다가, (내 편견과 강연에 뒤따른 몇몇 질문에서 유추해보면) 더치들이 텐트유니버시티와 같은 셀프에듀케이션의 형태에 대해 이해는 하되 공감하지 못할 가능성이 다분하고, 확고한 구조를 갖춘 기관이 Bottom-up 접근을 용이하게 하는 것은 결국 일정 기간의 전시에 한정될 수 밖에 없으리라는, 결국은 교육의 형식을 (시각적으로) 차용하는 수준에서 끝날 것이라는 경험에 따른 근본적인 회의가 있으므로. 








Reading by kek

제목을 잊어 버린 이릿 로고프 강의는 몇몇 흥미로운 지점이 있었다. 왜 그 강의를 네덜란드에 와서 했는지, 주된 메시지는 맥락을 벗어난 것 같아 의문이 들긴 했지만. 셀프-에듀케이션과 관련한 몇몇 리딩들.  

Modes of self-education

그와 관련한 이릿의 노트 Turning http://www.e-flux.com/journal/turning/


About Resilence by kek


루븐 STUK에서 본 Ehud Darash의 작업.

파리관광기 #1 by kek

11월에 다녀온 파리. 2005년에 온 이후로 두번째였다. 한때 회사동료였으나 지금은 파리에서 일하고 있는 김님과 한국에서 레지던시를 할 때 책작업을 함께 한 크리스틴이 친절한 가이드가 되줬다.


팔레드도쿄를 가장 먼저 찾았던 것 같다. 지금 팔레드도쿄는 공사 중. 공사기간동안 예전 오디토리움 공간에 여러 아티스트들이 번갈아 가며 작업을 펼쳤는데, 내가 갔을 때는 콘크리트 슬라브를 선보인 카스텐 포딩어, 일종의 실험실을 선보인 로빈 마이어+알로 모메니 등에 이어, 존 암레더의 순서였다. 그는 직접 작업을 선보이는 대신 스무명의 작가들을 초대해 그들의 작업을 '무대'에 세웠다. 이름하여 All of the Above. 페인팅에서부터 인스톨레이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의 작업들이 정면의 뷰만을 관객에게 보인 채 줄지어 있는 모습은 스펙타큘러하기까지 했다. 갤러리 공간 내에서의 관객-작품간의 물리적/시각적 관계를 뒤흔드는 이런 시도는 작가에게는 새로운 것이 아닌데, 2004년 스위스 인스티튜트에서 이미 None of the Above라는 전시로 40여명의 작가들을 초대하고 그들의 작업의 크기를 줄여 코너 등에 선보였던 것.



All of the Above, John Armleder, Palais de Tokyo, 2011


사실 크리스틴은 낭트에 사는데, 세계적으로도 큰 아트페어 중 하나인 FIAC 기간 동안 파리를 찾았다. 아니나 다를까, FIAC이 열리는 그랑팰리스 앞에 가니 프랑스 전역에서 미술계 종사자들이 다 상경한 것 같았다. (루브르가 현재 공사 중이라, 지난 해에 이어 그랑팰리스에서 열림) 티켓값이 비싸기도 했지만 엄청난 줄을 보고 일찌감치 포기하고 FIAC 야외전이 열리는 쟈댕 툴레즈만 둘러 보았다. 사람이 꽤 많았다.




사진은 빌라 로야스(Villar Rojas)라는 아르헨티나 작가의 작품. 이 모뉴멘탈한, 외계에서 날아온 것 같은 (작가는 미래에서 날라왔다고 했던 듯) 컬럼 자체보다도 그를 천천히 뜯어보며 앞에서 사진을 관객들 태도가 재밌었다. 이 작가의 작품이 대부분 그렇듯 전시 이후에 폐기처분된다고 했었는데, 그 폐기 처분 광경이 더 궁금하기도. 대형트럭이 들어오기 힘든 정원 구조이니 잘려서 크레인으로 들려 나가려나.






크리스틴을 만나 리카드 퐁데이숑을 갔다. Ricard라는 술 회사에서 하는 예술재단인데, 매년 재단 이름을 걸고 젊은 아티스트들을 뽑는 행사 "Prix Fondation d'entereprise Ricard"를 한단다. 마침 에릭 트롱시가 뽑은 2011년 여섯 아티스트 후보들의 전시 <The Seabass>를 하고 있었다. 무슨 재현으로의 회귀도 아니고 내 눈에는 다들 40년전 쯤 했어야 할 작업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코렌틴 그로스만의 그림이 그나마 보들보들 눈요기. (사진도 하나도 안찍었네.) 서둘러 자리를 옮겨 스위스문화원(Centre Cultural Suisse in Paris)으로. 실비아 부옹비치니라는 작가의 카펫 작업 + 샤푸이사트 형재의 건축적인 작업을 선보이고 있었다. 샤푸이사트 형제 작업은 항구에 있을 법한 형태의 매스를 전시공간에 쌓아두었는데, 전반적으로 어두운 공간에 적흑색 나무 매스와 천정창에서 들어오는 빛이 흥미로운 공간을 만들어 냈다.





다음에는 갤러리 Yvon Lambert를 찾았다. 도로변에 접한 1층에는 서점이 있고, 서점 옆으로 들어가 중정을 지나면 갤러리 건물이다. 먼저 서점에 들렸는데, 책을 열심히 보느라(?!) 사진을 못찍었다. 크지는 않지만 두 공간으로 구분되어 있으며, 그 중 한공간은 밝은 분위기에 편한 의자가 몇개 놓여 있고 좀 더 아티스트북에 가까운 책들과 경계가 모호한 잡지 몇권이 놓여 있었다. 나머지 한 공간은 좀 밀도가 높은 서점 느낌. 문을 열고 들어오면서 눈인사는 할 수 있지만, 불편하지 않게 책을 둘러 볼 수 있는(=주인장 눈에서 출발하는 소실점 하나의 투시도가 바로 나오지 않는 ㅎㅎ), 자그만 행사들은 소화 가능한, 매우 적절한 서점 크기/구조라고 생각했다. 책을 보는 동안 크리스틴이 서점 주인과 얘기하더니 우리가 함께 작업한 책을 들여 놓기로 했다고 전했다



Yvon Lambert Bookstore (copyright@paris.unlike.net)



갤러리의 전시도 괜찮았다. 닉 반 우어트(Nick van Woert)라는 젊은 미국 아티스트와 질비나스 켐피나스(Zilvinas Kempinas)의 전시가 열리고 있었다. 켐피나스의 경우 반짝이는 얇은 플라스틱 테이프를 이용해 공간의 긴장을 드러냈는데, 그 느낌이 괜찮았다. 두달 후에 퐁피두 센터에서 이 작가 다른 작업을 또 만났다.



Nick Van Woert@ Yvon Lambert (copyright @Yvon Lambert)




Zilvinas Kempinas@ Yvon Lambert


이후에 커피를 마시고 마레지역의 몇 갤러리를 더 둘러보았지만, 별반 기억에는 남지 않는다. 이미 지쳤던게지.

기록기록 by kek

4일의 휴가기간동안의 계획은 블로그에 글 다시 쓰기와 몇몇 네덜란드 도시 관광이었는데, 아인트호벤과 틸버흐를 단 하루 다녀온 후 독감에 제대로 걸려서 그야말로 침대 위에서 사흘을 보냈다. 덕분에 해품달과 케이팝스타는 실컷 보았지만. 블로그를 다시 하겠다는 건 다름아닌 관광의 기록을 좀 남기겠다는 의지! 더불어 쓸 일이 없어 뒤로 돌아 가고 있는 국문 실력을 어떻게 좀 살려 볼까하는 심산도 포함되어 있다. 얼마나 갈지는 모르겠지만, 시작하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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